'과연 외국인들도 이해할 수 있을까?'

프랑스로 가기 전 '극단 맥'의 걱정이었다. 맥은 한국의 제례의식을 전통 춤과 음악으로 담은 연극 '비나리'를 들고 프랑스 아비뇽 오프페스티벌에 참가할 참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정작 아비뇽 현지에서 연극 '비나리'의 막이 오르자마자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맥은 지난 8일부터 프랑스 아비뇽의 라 콘디션 데 소이에 극장에서 연극 '비나리'를 공연 중이다. 부산 극단 최초로 아비뇽 현지 공연을 하게 된 맥은 모두 23차례 공연을 한 뒤 다음 달 5일 귀국하는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부산 극단 최초 공연 '매진'
'르피가로''르몽드' 리뷰도
"유럽 관객 눈높이 맞춘 덕분"

공연 초반 현지 관객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공연 이틀째 만에 첫 매진 사례가 나오는 등 현지 관객들은 한국에서 온 낯설지만 공감이 가는 연극에 연일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프랑스 공연 관계자와 아비뇽 오프페스티벌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축제 홈페이지 등에 무료 홍보를 해 주겠다고 나설 정도다.

특히 예상치 못한 뜨거운 관객 반응에 '르피가로', '르몽드' 같은 프랑스 유수의 언론도 "한국의 보석 같은 작품이 프랑스 아비뇽에 왔다"는 등의 리뷰를 냈다. 이정남 대표는 "이틀째와 사흘째 공연에서는 객석이 가득 차더니 그 다음 날엔 관객이 또 줄었다. 초반 현지 평가가 좋게 나왔지만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듯한 심정으로 공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이 같은 호평은 극단 맥이 대사를 거의 없애고 한국의 정서와 전통이 담긴 춤과 소리로 유럽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연극계도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대표 등 극단 관계자들이 현지 분위기를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연극인들이 글을 공유하며 격려를 주고받고 있다. 고인범 부산연극협회 회장도 "프랑스 아비뇽에 간 부산 극단의 성공 소식은 지역 연극계에도 큰 힘이 된다. 20여 일 남은 공연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마치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